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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Archives: 파리 삶

11월 초다. 한 해가 끝나가는 이 징그러운 시점에도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르다.

프랑스에서 7년의 시간을 지내고 나면 한국어보다 불어가 먼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초반에 가게를 하나 들어가려해도 미리 여러번 연습하고 들어가는 일이 잦았는데 이제는 너무 자연스럽다. 타국에서 10년이 지나면 내 나라처럼 될까.  쓸데없는 생각이다 치워버리려다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기로 한다.

 

프랑스 라디오를 듣고, 프랑스 언어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이 아픈 마음을 혹은 기뻐서 날아갈 것 같은 마음을 표현하는 하루 하루가 쌓여감에도 어떤 이는 한국말로 말하는 것 만 못하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을 나누고, 일상을 이야기하는 시간들 속에서 감정이 말을 앞서고, 이는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전달된다. 마크롱 대통령이 문제인 대통령보다 익숙하고, 파나마 페이퍼Panama Papers 스캔들에 이어진 파라다이스 페이퍼Paradise Papers 스캔들을 다룰 Cash Investigation이 무한도전보다 기다려진다. 실제로 예능에 나오는 이의 반도 누군지 모르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의 컨텍스트를 이해하기 어렵다.

조금씩 한국 사회의 실정과 정세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하게 프랑스 문화에 동화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동화’가 절대 이뤄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기름과 물 처럼 섞이지 않는 부분은 자연스럽게 포기하고, 닮고 싶은 것만 닮기로 했다. 파업이 노동자의 정당한 권위라고 생각하는 프랑스 인들이지만 지하철과 버스가 파업하면 붉으락푸르락 화와 짜증을 내는 모순적인 모습도 있다.  하지만 차라리 대놓고 내 권리를 외치는 모습이 맘에 안들어도 꾹꾹 참는 이들보다 낫다.

내가 왜 프랑스에 사는지 알것 같다고 지인이 말했다. 틀 처럼 짜여진 한국의 빡빡한 위계 질서와 모듈적인 삶에 나는 맞지 않는 것 같아 방랑자처럼 훅 떠난 것 같다고.  동성애자가 이성애자 만큼의 권리와 인권을 가져야 하고, 노동자가 기업인만큼 대접 받아야하며, 돈 쓰는 소비자가 판매자보다 콧대높게 거만할 필요는 없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표시내도 흉이 아닌 곳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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